[목아박물관] 망자의 길, 산자의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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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작성일22-09-02 15:54 조회5,056회 댓글0건첨부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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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 제 : 망자의 길, 산자의 길
○ 일 정 : 2022.7.21 ~ 2022.12.31
○ 장 소 : 목아박물관
(경기도 여주시 강천면 이문안길 21)
○ 문 의 : 목아박물관 학예실 (031-885-9952)
○ 내 용
국립민속박물관(관장 김종대)은 목아박물관(관장 박우택)과 함께 2022년 7월 21일부터 12월 31일까지 목아박물관에서 K-museums 공동기획전 《망자의 길, 산자의 길》을 개최한다. 이번 전시는 유물과 자료 70여 점을 통해, 불교의 영향 아래 형성된 우리의 전통적인 사후세계관과, 현대에도 전승되고 있는 의례들을 다룬다. 관람객들은 전시를 통해 죽음을 망각하거나 금기시하는 오늘날의 세태를 반성하고, 역설적으로 삶에 대한 의미를 다지는 계기를 마련하게 될 것이다.
■ 망자의 ‘길’, 산 자의 ‘길’
1부에서는 망자의 여로(旅路)를 따라 시왕(十王)의 심판과 윤회(輪回)라는 죽음에 대한 불교의 신화적 해석을 보여준다(대표 자료: 극락지옥도). 2부에서는 산 자의 도리(道理)로서 불교와 무속에서의 각기 다른 형태로 전승되어 온 의례들을 보여준다(대표 자료: 지장보살상). 관람객들은 잘 알려진 유교식 상례 뿐만 아니라, 우리 문화 속에 이와 같이 다양한 방식으로 죽음을 기리는 전통이 있다는 것을 확인하게 될 것이다.
또한 단지 쇼케이스 속에 박제된 전시물이 아니라, 지금 현재 우리 삶의 현장들 속에서 살아 숨쉬는 전통을 담았다. 예컨대 효율성을 강조하는 3일장이 제도화된 오늘날, 불교의 천도재(사십구재)는 49일 동안 돌아가신 분과 보다 인간적으로 천천히 이별하는 방식으로 새롭게 인식되고 있다.
■ 우리는 어디로?
간다 간다 떠나간다 / 만당 같은 집을 두고
부모처자 이별하고 / 어제까지 울 넘어로
자고 나니 허망하네 / 명정 장포 앞세우고
구사당에 하직하고 / 한 번 가면 못 오는 길
성분독촉 사고종신 / 이승길을 하직하고
문전 옥답 다 버리고 / 저승으로 나는 가네
세상 얘기 하던 분이 / 베옷 입고 꽃신 신고
황천길로 떠나가네 / 신사 당에 허베하고
황천길이 웬 말인가 / 어러리 넘차 어헤
- 긴소리 상엿소리 | 경기도 양주
우리 모두 언젠가는 죽는다는 걸 떠올려 본 적이 있는가? 익숙하고 사랑하던 모든 것들과 이별하고 떠나야 한다는 걸 생각해 본 적이 있는가? 그렇다면 죽음 뒤에 우리는 어떻게 되는가?
■ 망자의 ‘길’: 저승 가는 여로(旅路)
불교에서는 사람을 비롯한 모든 생명은, 죽으면 그대로 사라지는 것이 아니라 다른 삶을 받아 다시 태어난다고 말한다. 다시 태어나는 것, 즉 윤회(輪回)의 원리이다. 다만 무엇으로 다시 태어나는가는, 생전에 어떻게 살아 왔는가에 달려 있다고 한다. 악업(惡業)이 큰 자는 지옥에 떨어지거나 아귀(餓鬼), 짐승으로 태어나고, 덕업(德業)을 쌓은 자는 천상계에 가거나 아수라, 인간으로 태어난다는 것이다. 때문에 망자가 윤회하기에 앞서 지나는 여정은 명부를 지키는 열 명의 왕, 즉 명부시왕(冥府時王)을 차례로 만나 생전의 삶을 심판받는 과정으로 그려진다.
■ 산 자의 ‘길’: 죽은 자를 위해 행하는 도리(道理)
누군가가 죽으면 이승에 남은 가족들은 망자가 조금이라도 좋은 생으로 다시 태어날 수 있도록, 사십구재나 천도재 등을 통해 복덕을 쌓으려는 노력을 하였다. 이는 시왕이나 지장보살(地藏菩薩)과 같은 불교의 신화와 관련된 의례이지만, 효(孝)와 가족애를 강조하는 유교문화의 영향 속에서 하나의 전통으로 자리 잡았다. 또한 시왕신앙은 한국의 토착신앙체계인 무속과도 결합하여 마찬가지로 죽은 자의 천도를 비는 넋굿의 모티브를 이루게 되었다.
■ 죽음의 극복은 결국 산 자의 몫
저희들이 엎드려서 지성 다하여 향로 위에 향 한쪽 사르고 나니
향기는 온 법계를 진동하옵고 이 땅에서 불국토로 고루 퍼지매
곳곳마다 상서 구름 피어나오니 자비하신 부처님 강림하소서
지심귀명례 시방 법계 상주 삼보
나무지장왕보살마하살
〈지장보살예찬문〉 - 무비스님
사랑하는 사람의 죽음은 지옥의 형벌에 버금가는 큰 고통이다. 망자의 극락왕생을 빌며 ‘나무지장왕보살마하살’을 염(念)하는 자는, 도리어 자기 자신을 지옥과 같은 고통에서 구하는 것이다.
이 전시는 죽은 자의 시점에서 이야기를 시작하지만, 결국은 산 자의 시점에서 마무리된다. 죽음을 마주하고 이해하려고 하고, 또 받아들이는 것은 결국 산 사람들의 몫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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